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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이 부족하지 않지만 부족했던 지난 1년임상로그/🏥6년차로그 2023. 2. 14. 17:16
정말 평생 같이 있을 거 같았던 선배님들이 퇴사하시고
신규 선생님들이 정말 많이 입사했다.
내가 있는 부서가 힘들어서 그런지.. 19년,20년도에 입사했던 신규 선생님들이 모두 퇴사해서
만 3년간 막내로 살아왔던 나에게는 큰 변화였다.
새로 스무명... 정도 들어온 거 같다.
우리 병동에는 새 바람이 불었다.
간호사 수 자체는 충분하지만, 아직 1인분을 해내는 간호사의 수가 매우 적어서
인력이 부족하지 않지만 부족한 아이러니한 병동이 되었다.
1) 헤드쿼터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인력이 부족해서 나는 내 팀을 그대로 보면서 헤드쿼터 업무가 추가가 된거다.
막 독립한 선생님의 빽도 봐줘야하기 때문에 내가 보는 환자는 2배가 된다.
인력이 충분하다면 헤드쿼터 업무만 한다. 그만큼 헤드쿼터 업무 자체가 적지 않다는 뜻이다.
2) 트레이닝을 처음으로 했다.
나는 트레이닝을 빨리 하고싶었다. 알려주고싶은게 많았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현실은 시궁창이랄까..? 내 마음대로 되지않았다.
나는 10을 알려주고싶은데 기본도 숙지되지않은 신규간호사에게는 10이 필요가 없었다.
프리셉티는 내가 느끼기에 알려준대로 일하지않았고(일부러 그런게 아니고 본인의 습관이 나온게 아닐까 싶다)
나 역시 처음이라 미숙한 점이 많았으리라 생각한다.
프리셉티는 착하고 밝은 아이고 환자들에게 잘하기 때문에 업무에 적응한다면 좋은 간호사가 되리라 생각한다.
3) MZ 신규간호사들의 입사
MZ MZ하는데 폐쇄적인 간호사 세계에서는 변화가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를 몹시 당황하게 만들었다.
- 오버타임 수당 횡령하기: 오버타임 시간을 입력하면 추가수당을 받을 수 있는데, 상습으로 시간을 많이 입력하거나 집에 도착한 시간까지를 업무 시간을 넣거나 본인이 신청해서 관리자와 면담하고서는 면담시간을 오버타임 수당에 넣는 친구가 있었다.
- 원티드 오프 신청하고 듀티표 나오자 원티드 취소해달라고 면담하기: 간호관리 과목에서 듀티표를 다들 짜봐서 알겠지만 1명을 바꾸면 모든 듀티를 엎어야한다. 원티드 오프 신청한대로 듀티를 짜줬으나 마음에 안든다고 수선생님과 면담하여 병동 듀티를 엎은 적이 있다. 수선생님은 그날 듀티를 바꾼다고 하루종일 듀티만 짜셨다. 수선생님이 신규간호사들의 선넘는 행동들을 다 받아주시는 모습이 너무 답답해서 "선생님 저렇게 다 맞춰주시면 선생님이 힘드시지않나요?"하자 "그래도 그만두는 거 보다는 낫잖아~"하셨다(고구마 100개)
- 싫어하는 선생님과 듀티 안 겹치게 해달라고 면담하기: A라는 선생님이 업무적으로 큰 실수를 한 신규간호사를 혼내자 신규 간호사는 띠껍게 대답하고는 수선생님과 면담을 했다. 그 이후로 A라는 선생님이 로테이션가기 전까지(건강으로 인한 로테다) 수선생님은 신규간호사와 안겹치게 듀티를 짜셨다.
- 투약 에러내고 거짓말하기: 신규 이브닝 선생님이 투약에러를 치고 나이트번 신규선생님도 이브닝번이 투약을 짜둔대로 그대로 에러를 이어서 쳤다. 데이로 출근한 내가 발견하고 나이트에게는 담당의에게 보고하도록 하였고 이브닝 간호사가 출근하자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하였다. 다음날 출근하였으나 보고서가 작성되어있지 않았고 "수선생님한테 말했는데 안 써도 된대요."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그 말은 거짓말이었다. 뒤늦게 알게된 수선생님은 매우 분노하시며 "나는 처음 듣는 얘기인데? 내가 혼낼게"라고 하셨으나, 안 혼내셨으리라 확신한다.^^
신규 간호사들은 신규라는 것 자체로 힘이 들 것이다.
나 역시 힘든 시기를 보냈기에 그들의 고충을 이해하지만 '저 선생님은 오래 일하셨으니까 힘든게 없겠지?'라고 생각한다면 전혀 아니다. 각 시기마다 힘든 이유가 다를 뿐이지 모두가 힘들다.
그렇기에 서로 돕고 서로 고마워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했다.
그래도 작년 한해는 후배들이 많이 생기는 큰 변화로 인해 감사한 점도 많았다.
그만두지 않고 잘 일하고 있는 것에 의의를 두고 후배들이 더욱 더 좋은 간호사로 성정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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